전직 대통령 전두환(90)씨 측이 10일로 예정된 사자명예훼손 재판 항소심 첫 재판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6일 “형사소송법 규정과 주석서, 판례를 해석한 결과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10일에는 저만 법정에 가서 재판부에 이러한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씨가 고령에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을 뿐 아니라 경호 등 문제로 서울과 광주에서 다수의 인력이 이동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가능하면 불출석 상태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형소법 제365조에 따르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않을 시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또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도 판결할 수 있다.
정 변호사는 애초 법 규정에 따라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당연히 출석할 계획이었다며 “서울에서 광주까지 이동하고자 재판 시각을 오전에서 오후로 변경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고, 부인 이순자(82) 여사를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동석하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로 재판을 진행·판결한 판례를 분석하며 보통은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규정이지만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도 있는 해석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후 전씨의 건강이 악화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백신을 접종한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거동을 못 하시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전씨의 항소심 첫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1부(김재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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