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뚫어 심장병 아이 살린 경찰관들 “저희 임무인 걸요”

Է:2021-05-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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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에스코트 해주는 순찰차와 직접 운전을 해주는 경찰관. 오른쪽 사진은 이군 어머니가 소지하고 있던 장애인 카드. 보배드림 캡처

중증 심장병을 앓고 있는 5세 아이가 꽉 막힌 도로 위에서 갑자기 통증을 호소한다는 어머니의 애타는 요청에, 순찰차로 길을 뚫고 직접 아이가 탄 차를 운전까지 해가며 병원 이송을 도운 경찰관들이 후일담을 전했다.

서울 방배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김영길 경감과 이광우 경위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입으로 자신들의 ‘임무’일 뿐이라며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달 27일이었다. 중증 심장 장애를 갖고 있는 5살 이보배군의 어머니가 이군의 심장 진료를 위해 충남 당진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하던 중, 교통정체가 극심한 상황에 이군이 갑자기 심장 통증을 호소했다.

마음이 급해진 어머니는 도로에 내려 근무 중이던 사회복무요원에서 도움을 요청했고, 보고를 받은 김 경감과 이 경위가 즉시 출동했다. 이 경위는 순찰차를 타고 앞서 가며 차로를 확보하고, 김 경감은 아이와 엄마가 탄 차량을 직접 운전해 그 뒤를 따라, 1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당시 경황이 없어 경찰관들의 이름과 소속을 묻지 못한 이군의 어머니가 다음 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도움을 주신 경찰관 선생님들을 찾고 싶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널리 알려졌다.

김영길 경감(왼쪽 사진)과 이광우 경위. SBS 보도화면 캡처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김 경감은 “심장병 아기가 탄 차량이 이동을 못하고 있다는 사회복무요원의 말에 급히 뛰어나갔다”며 “제가 아기 엄마 차를 운전했는데, 급하게 가느라 차가 많이 흔들리니까 엄마한테 아기를 감싸안으시라고 했다”고 돌이켰다. 이 경위도 “당시 도로에 차량이 매우 많았다. 안 되겠다 싶어 제가 순찰차를 타고 선두로 가며 차로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이군의 어머니와 직접 연락이 닿진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은 “무슨 연락을 하나”라며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멋쩍어했다. 김 경감은 “우리는 시민의 봉사자이지 않나. 우리가 하는 일이다. 미약하게나마 소임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경위도 “우리는 경찰관이다. 우리의 임무일 뿐이다. 일반인들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다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리어 시민들의 협조에 고마움을 표했다. “당시 올림픽대로에 차가 상당히 많았는데, 시민들이 많이 협조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차로를 확보해 병원까지 빠르게 가서 아이의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김 경감) “순찰차로 계속 뚫고 들어가는데, 시민들께서 협조를 잘해주셨어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이 경위)

이 경위는 “어찌 됐든 아기가 건강하다니까 다행이다. 저희도 안심이 되고 좋다”며 웃음을 지었다. 김 경감은 “아이 엄마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긴급한 일이 있을 때 저뿐만 아니라 모든 경찰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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