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여우 조연상(오스카상) 수상이 유력해지고 있는 영화 ‘미나리’.
영화 ‘미나리’가 주목받으면서 식자재로서 미나리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미나리는 봄 제철 음식이자 내장지방 잡는 다이어트 채소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어디서든 잘 자라는’ 미나리는 실제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다소비 섭취 나물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마트에서 미나리 수요가 부쩍 늘었다. 이마트는 지난달 4~10일 미나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4% 증가했다고 한다.
미나리는 특히 다이어터에게 권할 만한 똑똑한 채소다. 특유의 향긋한 내음과 속이 비어 아삭거리는 식감은 다이어트로 지친 입맛을 건강하게 북돋운다.
미나리는 식이섬유는 물론 비타민 A·C, 엽산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특히 알칼리성 식품으로 탄수화물 과잉섭취 등으로 인한 혈액의 산성화를 막는데 도움된다. 100g당 16㎉로 칼로리도 낮다.
부산365mc병원 박초롱 영양사는 23일 “미나리는 철분·엽산이 풍부해 다이어트로 생기기 쉬운 빈혈을 방지하는 데에 유리하다. 아울러 미나리 속 풍부한 칼륨이 몸속 나트륨 작용을 억제해 수분·노폐물 배출을 돕기에 잘 붓거나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도 권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국립농업과학원 조사 결과 미나리는 체중·내장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비만·당대사 관련 지표, 비알콜성간질환(지방간) 지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비만한 쥐 실험군에게 한달간 식이 중량의 5~10%를 미나리로 섭취하도록 했다. 미나리는 채소 동결건조분말 형태로 급여됐다. 대조군은 미나리 대신 지방 식이만을 섭취했다. 두 그룹 모두 식단의 열량은 거의 같았다.
실험 결과 미나리 섭취군은 모두 체중이 줄어들었다. 특히 신장 주변과 복부비만의 주범인 총 내장지방량의 중량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이같은 건강 효과를 얻으려면 60㎏ 성인은 하루에 약 352~705g을 섭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동물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사람에 적용해 환산한 추정치다.
박 영양사는 “미나리는 다이어트에 분명 도움되지만 현실적으로 300~700g의 채소를 한 번에 먹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처음에는 식이 중량의 5%에 도전, 매끼 미나리를 100g씩 반찬으로 곁들여 먹는 게 무난하다”고 했다.
미나리를 더 맛있고 건강하게 즐기려면 궁합이 맞는 음식과 곁들이는 게 좋다. 같이 먹었을 때 시너지가 나는 식품은 ‘쑥갓’이다. 미나리가 혈압을 낮추고 쑥갓은 모세혈관을 확장하는 마그네슘이 풍부해 고혈압 관리에 도움된다.
복어 요리와도 ‘찰떡’이다. 미나리는 ‘수질 정화식물’로 쓰일 정도로 중금속 독성을 중화시키는 데 탁월하다. 또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을 중화·해독하는 작용을 한다. 복어탕 등에 미나리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복어뿐 아니라 다양한 생선과도 잘 어울린다. 특유의 향이 생선의 비린 향을 제거해 생선찌개류에 넣어도 좋다.
‘육식파’는 미나리와 돼지고기 목살·갈매기살을 함께 먹어보자. 중금속 배출을 돕는 돼지고기와 중금속 독성을 완화시키는 미나리가 함께하면 ‘파워푸드’가 된다. 특히 삼겹살보다 지방이 적은 목살·갈매기살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단백질·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미나리와 궁합이 나쁜 음식도 있다. 바로 ‘오이’다. 오이에는 아스코르비나아제가 들어있는데, 이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효소다. 미나리와 오이를 함께 먹을 경우, 오이 속 아스코르비나아제가 미나리의 비타민C를 파괴해 영양분이 손실된다.
이밖에 깨끗이 씻어 생으로 먹거나 녹즙 등으로도 마실 수 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제철 미나리를 나물이나 무침으로 만들어 매 끼니 100g 정도씩 곁들여 먹는 것이다. 건강효과를 높여주는 ‘질리지 않는 밑반찬’이 된다. 소금에 살짝 절인 뒤 고춧가루·마늘 등을 곁들여 무쳐 먹거나 나물로 만들어 먹으면 된다.
박 영양사는 “식곤증·춘곤증 등으로 나른한 봄철에는 몸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미나리가 톡톡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샐러드, 무침, 맑은국·샤브샤브 등에 활용하면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를 섭취해 건강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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