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마트에서 소주와 번개탄을 사 간 손님을 신고해 극단적 선택을 막은 마트 사장님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소주와 번개탄을 구매해 간 손님에게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직감하고, 몰래 쫓아가 차량번호를 살펴 경찰에 신고해 손님의 목숨을 살린 마트 사장님의 사연이었죠.
이번에는 편의점에서 손님의 극단적 선택을 막은 또 한 명의 눈썰미를 가진 이가 나타났습니다.
주인공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있는 편의점 직원 A씨입니다. 지난 18일 밤 A씨는 번개탄을 찾는 20대 여성 손님을 돌려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잠시 후 다시 찾아온 손님이 소주를 사며 청테이프를 찾자 무언가 불안함을 감지했습니다. 심지어 손님이 들고 있는 봉투에는 번개탄이 들어 있었죠.
A씨는 일단 손님에게 “청테이프가 다 팔렸는지 안 보인다”면서 소주만 판매했습니다. 손님이 계산 후 매장을 나가자 망설임 없이 곧장 경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편의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손님이 자리를 떠난 후였죠. 그때 A씨와 경찰관들은 손님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카드회사에 전화해 계산이 잘못됐으니 손님이 편의점으로 전화를 걸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죠.
조금 후 기적처럼 손님에게서 전화가 왔고, 휴대전화 번호로 위치를 확인한 경찰관들은 신고 30분 만에 한 사람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신고한 이유에 대해 “얼마 전 효자동 마트에서 있었던 일을 뉴스에서 봤는데 그게 생각이 나서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주변의 작은 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잇달아 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A씨는 “그분이 저를 미워하실 수도 있지만, 그날이 마지막이 아니었던 건 아직 행복한 날이 많이 남았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A씨가 남들과 달리 대단한 눈썰미를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던 순간,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 행동이 소중한 생명을 지켜낸 것일 겁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지쳐있는 요즘, 주위 사람들과 따뜻한 눈맞춤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양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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