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충수염 수술을 받은 탓인지 눈에 띄게 수척해진
그는 먼저 재판을 연기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박정제 박사랑 권성수 부장판사)는 22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재판 진행에 앞서 “피고인 대신 말씀드리겠다. 피고인의 상황을 참작해 재판부가 기일을 연기해줬고 그 덕분에 피고인이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회복 중”이라며 “검사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향후 재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이 부회장의 수술과 입원 문제로 애초 지난달 25일로 예정됐던 재판을 한 달가량 연기해준 재판부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정장에 흰 셔츠 차림으로 재판 시작 10여분 전 법정에 들어섰다. 마스크를 썼지만 3개월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수척해진 얼굴이었다. 그는 신원을 확인하는 재판장 말에 대답한 것 외에는 대부분 입을 열지 않았다. 국민참여 재판을 원하냐는 질문에는 “아닙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날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승계를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에서 문제 삼고 있는 건 목적달성을 위해 합병 과정에서 행해진 허위 정보 제공과 투자 정보 미제공”이라며 “피고인들은 이 범행을 통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의문을 가질 기회와 검토 가능성까지 박탈당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유리한 합병 시점을 마음대로 선택하고 삼성물산과 주주들에 손해를 입히면서 오히려 회계보고서를 조작·유포한 것”이라며 “사실상 총수인 이 부회장에 의해 합병 비율이 왜곡되고 손해를 입힌 게 이 사건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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