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기업인들을 만나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전략산업이다.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에게 반도체 투자를 촉구한 가운데, 문 대통령 역시 신산업을 선도해 코로나19로 악화된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강조하며 “재편 움직임이 가장 뚜렷한 업종은 반도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반도체는 9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이루며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 세계가 맞이하고 있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 세계 1위를 지키고 격차를 벌리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제 산업계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19개 글로벌 반도체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올리며 “이 반도체가 바로 인프라”라며 투자를 독려한 바 있다.
이날 확대경제장관회의는 미·중 간 ‘반도체 전쟁’ 발발로 반도체 수급 상황이 불안해지는 가운데 열렸다. 회의에는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최웅선 인팩 대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배재훈 HMM 대표,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평소에도 참모들에게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 육성을 강조해왔다”며 “기업인들 앞에서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짚고, 정부 지원하에 마음껏 일해달라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배터리 산업과 관련해서도 “우리의 소형 배터리기술력은 세계 최고다. 배터리는 우리에게 제2의 반도체와 같다”며 “글로벌 배터리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지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대해서도 정부는 기업들과 협력하며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자동차업계의 동맹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방역이 안정되는 대로 과감한 소비 활성화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전 국민 대상 위로 지원금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2019년 12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4·7 재보선 참패 이후 연일 민생 챙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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