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시위가 내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군부가 어린이 등 민간인 학살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군부는 자신들의 행동이 쿠데타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9일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행동은 쿠데타가 아니다”라며 “군부는 부정 선거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미얀마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실질적인 국가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고문을 가두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행동을 정당화한 것이다.
조 민 툰 준장은 군부가 자행한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을 두고는 “시위대가 공무원들의 업무 집행을 막고 먼저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진압이 불가피했다”며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원칙에 맞춰 대응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시위대가 고의로 어린이들을 최전선에 세워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집에 있는 어린이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수십 명 어린이의 희생을 시위대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군부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유혈진압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현지 주민들의 증언과 비정부기구(NGO)의 발표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성명을 통해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두 달 동안 6세 아이를 포함해 최소 43명의 어린이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라와디 등 미얀마 현지매체와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이번 유혈사태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미성년자 48명 등 총 600명 이상이다.
조 민 툰 준장은 투표 개최를 두고도 “비상사태가 6개월 혹은 그 이상 연장될 수 있지만, 2년 안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수치 고문과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선거 참여 가능성에는 “배제하고자 했다면 처음부터 그랬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건설하고 있는 민주주의는 미얀마의 토양과 역사에 부합하는 것이다. 서구 민주주의와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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