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고 중국간다” 실종된 형…22년만 눈물의 상봉

Է:2021-04-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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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으로 지내다 한 지원센터 도움으로 최근 고시원 거쳐, 경찰 파악
자신 찾은 동생에 울음 터뜨린 형 “떳떳하지 못해 가족 못찾았다”

22년 전 헤어진 동생의 귀를 알아보는 형. 남양주남부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1999년에 실종됐던 친형을 경찰이 찾아내 22년 만에 형제가 극적 상봉했다.

8일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권모(62)씨는 1999년 10월 “배를 타고 중국을 오가면서 보따리상을 하겠다”며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권씨의 동생(60)은 한참이나 집에 돌아오지 않는 형을 기다리다 인천항 연안부두를 찾아 수소문했으나 형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동생 권씨는 그렇게 20년 넘는 시간 전혀 소식이 없는 형이 사망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리움만 쌓아가다 지난달 마지막으로 형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형이 혹시 계획대로 중국에 갔을까 싶어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문의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이에 권씨는 집 근처 경찰서를 찾아갔다.

경찰이 추적한 결과 형은 최근 수원의 한 고시원에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지역의 노숙인지원센터가 오랜 노숙을 하던 형 권씨에게 고시원 방을 얻어주면서 형의 소재지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조사결과 형 권씨는 이전까지 공원 벤치나 화장실 등에서 잠을 자는 노숙 생활을 하거나 노숙인 쉼터에서 지내왔고 주민등록은 말소된 상태였다. 휴대전화도 이제야 생애 처음으로 개통해 전화 받는 방법조차 모르는 등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경찰서에서 22년 만에 상봉한 권씨 형제는 눈시울을 붉혔다. 마스크를 쓴 채로 만났음에도 형은 동생의 귀 모양을 기억해내는 등 서로를 바로 알아봤다.

동생 권씨는 연합뉴스에 “형이 살아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고, 처음 얼굴을 봤을 때도 얼떨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형에게 왜 집에 안 왔냐고 물으니 아무 말도 못 했다”며 “같이 저녁 식사를 가서야 그간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동생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말에 형은 울음을 터뜨렸었다”며 “그동안 떳떳하지 못해 가족 앞에 나타나지 못했는데 동생이 찾게 해줘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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