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돼 ‘나홀로 분만’ 위기에 처했던 만삭의 임신부가 충남 홍성의료원의 신속한 조치로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다.
충남도는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던 임신부 A씨(35)가 홍성의료원에서 순산했다고 6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20분쯤 산통을 느낀 A씨는 평소 다니던 천안의 한 산부인과를 남편과 함께 찾았다.
병원 입원을 기다리던 이들 부부는 급작스러운 소식을 접했다. 거주지 보건소로부터 남편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A씨는 음성이었지만 밀접접촉자였기 때문에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남편은 즉시 인근 공공의료원으로 이송됐고 A씨는 산부인과의 별도 공간에 격리됐다.
A씨의 진통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러나 해당 산부인과는 분만 유도나 제왕절개 수술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병원 내 다른 산모·신생아와 의료진의 감염 위험이 있고, 분만실이나 수술실의 폐쇄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나설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충남도는 코로나19 확진자 분만 가능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전원 가능여부를 타진했지만,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산모가 감염에 노출될 수 있어 분만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 사이 A씨는 분만이 약 30% 진행됐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다급해진 도는 도내 의료원과 긴급 이송을 협의했다. 때마침 홍성의료원에서 수술실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고 알려와 A씨는 119구급차를 타고 홍성의료원으로 향했다.
A씨의 이송이 결정된 직후 최정훈 홍성의료원 산부인과 과장은 곧장 분만 준비에 들어갔다. 의료진은 오후 5시쯤 A씨가 도착하자마자 방호복을 입고 검사와 함께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최 과장은 “확진자 접촉에 따른 감염 우려로 쉽지 않았던 결정이었다”며 “하지만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공병원으로서 태아와 산모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A씨와 그의 아이는 수술 직후 진행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홍성의료원은 수술 이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술실·분만실을 소독하는 등 예방적 방역조치를 완료했다.
A씨와 아기는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출산을 축하한 뒤 “남편이 하루빨리 쾌유해 세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는 공공의료인들이 있어 위급 상황을 안전하게 넘길 수 있었다”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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