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푸젠성 샤먼의 하이웨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전날 중국을 실무방문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한국과 함께 대화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은 지역의 중요한 나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며 “지역 평화와 안정 수호, 공동 발전 추진, 글로벌 거버넌스 보완 등에 있어 공통되거나 비슷한 입장을 가졌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심화 발전의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새로운 발전을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도 양국간 경제 교류는 원만하게 유지돼왔다”며 “한국의 전체 교역량은 줄었지만 중국과의 교역량은 2400억달러(약 271조원) 규모로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위축된 인적 교류를 회복하고 상호 이해와 우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음을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정 장관은 모두발언 초반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적 도시인 샤먼에서 회담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샤먼은 미·중 갈등의 한 축이자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에 맞닿은 곳이어서 중국이 회담 장소로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한·중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소수 배석자만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 45분가량 회담을 했다. 이어 참석자를 늘려 1시간가량 확대회담을 이어갔다. 정 장관 왕 부장은 회담을 시작하기 전 웃는 얼굴로 팔꿈치 인사와 악수를 주고받았다.
중국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기 전 미국에선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개최됐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대면 회의를 갖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과 북·미 협상 조기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또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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