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숨진 3세 여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30일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바꿔치기가 일어난 것으로 확신하고 증거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숨진 여아의 친모 석모(48)씨가 딸 김모(22)씨의 출산 일보다 3~4일 빨리 아기를 낳은 뒤 두 신생아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생아 탯줄이 붙은 상태에서 바꿔치기 해 김씨와 간호사가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수사 관계자는 “석씨가 먼저 출산한 뒤 그 신생아를 며칠 후 딸이 낳은 신생아와 바꿔치기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혈액형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결론 내린 것이다.
국과수는 앞서 김씨 혈액형이 BB형, 김씨 전남편 홍모씨가 AB형이어서 병원 기록상 A형 신생아가 태어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생아의 경우 항원력이 약해 혈액형 검사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만큼 검사 결과가 잘못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씨 가족은 석씨가 두 딸을 제왕절개로 출산했기 때문에 또 다시 아기를 낳았다고 하더라도 자연분만이 어려워 출산 3~4일 만에 걸어 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김씨가 산부인과에서 찍은 사진 속 신생아의 발찌가 풀려있었던 것도 “자연스럽게 풀린 것일 뿐 누군가가 고의로 풀거나 끊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은 혈액형 검사와 풀린 발찌 등을 근거로 산부인과 의원에서 바꿔치기한 것으로 확신하고 대구·경북 산부인과 의원으로 대상을 확대해 수사 중이다. 다만 2018년 3월 30일 김씨가 출산한 구미 산부인과 의원에 CCTV가 없고 간호사 증언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석씨에 대한 2가지 혐의인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사라진 여아 행방을 찾는데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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