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출판사의 패션잡지 편집장으로 발탁된 흑인 여기자가 10년 전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한 트윗으로 물의를 빚고 사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틴 보그’ 편집장으로 스카우트된 알렉시 맥캐먼드(27) 기자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맥캐먼드는 지난해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취재하면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2019년 전미흑인기자협회(NABJ)의 신인 기자상을 받은 그는 악시오스 업무 외에도 MSNBC와 NBC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보그와 GQ 등 패션지를 포함해 뉴요커 등 유명 잡지를 출판하는 컨데이 내스트는 이달 초 맥캐먼드를 ‘틴 보그’ 편집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잡지 역사상 세 번째 흑인 편집장이었다.
그러나 출판사의 결정은 ‘틴 보그’ 종사자들의 공개적인 반발에 부딪혔다. 문제는 맥캐먼드가 17세 때인 2011년에 올린 트윗 내용이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시아인의 외모를 조롱했다. 또 동성연애자에 대한 비하 표현도 사용했다.
맥캐먼드는 2019년에 문제가 된 트윗 내용을 사과하고 삭제했지만, 틴 보그 편집장으로 발탁됐다는 소식과 함께 트윗을 캡처한 사진이 인터넷에 재확산했다. 맥캐먼드는 “인종주의적이고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과거 트윗 내용에 대해 사과한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버츠비스 등 틴 보그의 주요 광고주들이 광고 중단을 결정했다. 이어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 사건으로 아시아인 6명을 포함한 8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결국 출판사의 최상층부가 움직였다고 NYT가 전했다.
로저 린치 컨데이 내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사건 발생 직후 출판사 간부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아시아인들을 향한 증오범죄의 증가로 우리 팀과 가족, 친구들이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용인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날인 17일 출판사의 인사 담당자는 맥캐먼드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사원들에게 발송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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