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고가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환경운동가들이 가죽반대 시위를 펼쳐 주목받았다.
1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 회원들이 호주 멜버른 시내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악어가죽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각 시위자들은 녹색 비키니를 입고 얼굴에 악어가죽을 쓴 채 핸드백 모양으로 자른 푯말을 들었다. 푯말에는 ‘매혹적인 가죽을 위해 동물이 죽어간다’, 테러조직 지도자의 이름을 패러디 한 ‘에르메스 : 빈 크로커다일 스킨’, ‘악어를 향한 잔인한 정체를 드러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들은 수천 명의 통근자들이 지나가는 동안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며 악어가죽 사용에 반대했다.
페타의 에밀리 라이스 대변인은 “매우 똑똑하고 민감한 동물인 악어가 가방, 벨트, 부츠 가족으로 사용되기 위해 끔찍한 삶을 살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 전문가들이 패션 업계에서 악어 같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는 경우 위험한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며 “이제는 에르메스가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비건(비동물성)제품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초 시드니의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이들이 에르메스 매장을 대상으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해당 브랜드가 제품을 위해 호주 북부 다윈에 악어 농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악어농장이 건립되면 최대 5만 마리의 악어가 가죽·육류 제품을 위해 사육될 것으로 전해졌다.
페타 조사에 따르면 핸드백 하나를 만드는 데 약 두세 마리의 악어가 희생돼야 한다. 사육되는 악어들은 깨끗한 물이나 햇빛이 없는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길러지며, 의식이 있어 고통을 느낄 수 있을 때 전기총에 맞거나 몸 일부가 절단되는 과정을 겪는다.
한편 샤넬, 켈빈 클라인, 토미 힐피거 등 일부 유명 패션 브랜드들은 악어, 도마뱀, 뱀 등을 포함한 동물 가죽을 사용하거나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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