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8명 중 한인 여성 4명…백인 남녀 각각 1명 숨져
“아시아계 여성 6명 사망”…나머지 2명 신원 확인 안돼
용의자 21세 백인 남성 체포…범행 동기 밝혀지지 않아
아시아계 혐오범죄 가능성 수사…미국 경찰 경계 강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의 마사지·스파 업소 3곳을 대상으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이 숨졌다. 전체 사망자는 8명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현지 경찰에 확인한 결과 사망자 4명이 한국계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이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폭증하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펼치고 있다.
현지 매체인 ‘애틀랜타K’는 현지 스파업계 한인 관계자를 인용해 “생존한 종업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스파 두 곳에서 각각 3명과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K는 이어 “(총격이 발생한) 스파 2곳은 도보로 2분 거리에 위치한 업소들로, 종업원 대부분이 한인 여성들이었다”면서 “(사망자들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2명으로 70대와 50대”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숨진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며 “2명은 백인 남성 1명과 백인 여성 1명”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계 사망자 6명 중 한인 여성 사망자 4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부상자는 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21세 백인 남성인 로버트 애어런 롱을 용의자로 체포해 범행 동기에 대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이번 총격 사건이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공격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희생자들이 그들의 인종·민족 때문에 총격을 받았을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총격은 애틀랜타와 그 주변지역의 마사지·스파 업소 3곳에서 발생했다. 오후 5시 애틀랜타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액워스에 위치한 ‘영스 아시안 마사지 팔러’에서 총격이 가장 먼저 발생했다. 총을 맞은 5명이었다.
현지 경찰은 “아시아계 여성 2명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 중 백인 남성 1명과 백인 여성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명은 히스패닉계 남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 5시 50분쯤 애틀랜타의 벅헤드 지역의 ‘골드 스파’에서 강도 신고가 들어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여성 3명이 총격으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어 길 건너 편 ‘아로마세라피 스파’에서도 총격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역시 현장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여성 1명의 시신을 찾았다.
‘골드 스파’와 ‘아로마세라피 스파’에서 숨진 채 발견된 4명이 현지 한인 매체 ‘애틀랜타K’가 보도한 한인 여성들이었다.
현지 경찰은 첫 번째 총격이 발생한 액워스 마사지 업소의 감시 카메라에 오후 4시 50분쯤 찍힌 용의자 롱을 오후 8시 30분쯤 애틀랜타에서 남쪽으로 240㎞ 떨어진 크리스프 카운티에서 체포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 롱의 자동차가 (2차·3차 총격이 발생한) 애틀랜타 스파 업소들이 총격 받을 시점에 그 곳의 카메라에도 잡혔다”면서 “카메라 화면들은 체포된 용의자가 동일범이라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계 혐오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미국 수사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뉴욕 경찰의 대테러국은 이번 총격 사건 직후 “아시아계 거주지역에 경찰관 배치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이번 연쇄총격 사건의 수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시아계 인권단체인 ‘아시아계·태평양 출신들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해 3월 19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약 1년 동안 최소 3795건의 아시아계 혐오 범죄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중 중국계의 피해가 42.2%로 가장 높았고, 한국계가 14.8%로 두 번째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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