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한 중학교에서 무슬림 학생이 백인 학생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슬림이 맞을 때는 나타나지 않던 교사는 이어 폭행 가해자인 백인이 흑인 학생에게 맞자 등장해 흑인만 제압했다. 올초 벌어졌던 사건은 관련 영상이 최근 SNS에 퍼지면서 뒤늦게 논란을 빚고 있다. 유색인종 학생이 일상적으로 겪는 인종차별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지역방송인 WCJB-TV 등 현지 언론은 치프랜드중학교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한 후 학교가 추가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8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행 사건은 이번달 초 SNS에서 영상이 퍼지며 많은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영상은 한 백인 학생이 식사를 위해 앉아있던 무슬림 학생을 마구 폭행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주위에 앉아있는 다른 학생들이 웃거나 상황을 방관하는 등 말리지 않는 모습도 포착됐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무슬림 학생조차 폭행을 말리지 못한 채 주저하는 듯 했다.
잠시 후 이 상황을 보고 있던 한 흑인 학생이 백인 학생을 거칠게 잡아 끌며 제압했다. 이어 그는 백인 학생이 무슬림 학생에게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폭력을 가했다.
그러나 백인 학생이 흑인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자 주위에 있던 교사는 그제서야 상황을 말리려 들었다. 교사는 흑인 학생을 잡아 끌며 “그만하라”고 말했다. 이어 영상 후반부 교사는 백인이 아닌 흑인 학생을 제압했다.

백인 학생과 교사의 모습에 많은 누리꾼들은 “백인이 폭행을 당해야만 교사가 개입하나. 무슬림 학생이 피해를 입을 때 교사는 어디에 있었나” “저 흑인 학생 이외의 모든 학생들이 방관하고 있었던 게 미국의 현실” “명백한 인종차별”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영상이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서 200만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 받자 교육 당국은 사건과 관련한 모든 학생들이 징계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레비 카운티 교육위원회의 크리스토퍼 코와트 교육감은 성명을 내고 “최근 SNS에서 주목받는 사건을 확인하고 실망했다”며 “이는 레비 카운티 교육위원회의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와트 교육감은 이어 교육위원회가 어떠한 형태의 싸움, 차별, 괴롭힘이든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역 내 관계자들과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철저히 조사·시행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는 이번 폭행 사건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CAIR 풀로리다 지부의 라라 아부 간남 조정자는 성명을 통해 “치프랜드 중학교에서 어린 무슬림 학생이 공격당한 사실을 알고 격분했다”며 “이 학생이 당한 물리적 공격뿐만 아니라 공격을 방관한 사람들의 웃음과 야유, 개입하지 않았던 (교육)관리자의 태도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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