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신분증 확인했는데… 성착취물, 위장 경찰이 잡는다



이르면 9월 말부터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관련 위장수사가 가능해지면서 경찰의 수사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경찰 수사관이 신분을 숨기거나 가짜 신분을 이용,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거래 현장에서 증거를 채집할 수 있게 돼 관련 범죄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경찰은 기대하고 있다.

1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관련 위장수사를 허용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16일 열리는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킬 예정이다.

경찰은 위장수사 도입으로 수사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경찰은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우선 신분비공개수사의 경우 경찰은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범죄현장에 접근해 범행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게 된다.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위법행위(디지털 성착취물 시청·소지죄 등)는 면책된다.

신분위장수사는 더 나아가 경찰이 아예 ‘가짜 신분’을 이용해 범죄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박사방’ 조주빈의 범행방식에서 드러나듯 일부 가해자들은 경찰 수사를 따돌리기 위해 범행 가담자들의 신분증을 요구했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경찰은 가해자들의 요구에 미리 만든 가짜 신분증을 제시하고 경찰이 아닌 척 범행현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가해자에게 가짜 신분증을 보여줘 안심시킨 뒤 실제 판매행위를 범행 증거로 채집하게 되는 셈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착취물 구매를 원하는 가해자에 접근해 ‘가짜 성착취물’을 판매하는 방식 등이다. 경찰은 실제 판매자로 가장하기 위해 가짜 성착취물 샘플 등을 제작하는 구체적 방법 등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장수사 남용 우려도 제기됐던 만큼 꼼꼼한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정안은 신분비공개수사의 경우 착수 전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고, 수사 종료시에도 경찰위원회에 그 결과를 보고토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기간은 3개월로 제한된다. 신분위장수사는 경찰이 검찰에 신청하고, 검찰이 청구해 법원이 허가토록 안전장치를 뒀다. 수사기간은 3개월이며, 연장시 최대 1년까지 수사 가능하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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