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고 일부 조치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직후 주말에도 코로나19는 확산세를 이어갔다.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 등 각종 지표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방역정책 결정에 원칙과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다시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지난 8주간 300~400명대를 유지하던 3차 유행이 다시 확산하는 경향”이라며 “모든 지표가 안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7일~13일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428명으로 거리두기 2.5단계 범위였다. 직전 주의 372명보다 15%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비수도권에서의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1주 동안 하루 평균 114명의 확진자가 나와 직전 주보다 40명 가까이 늘었다. 사우나, 어시장 등 일상적 공간에서의 감염이 유행을 이끌었다.
‘주말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일 대비 459명 늘어 누적 9만563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2만건 넘게 줄어든 검사 건수에도 여전히 4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정책은 상황과 따로 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오는 28일까지 연장하며 일부 조치를 완화했다. 직계 가족 모임, 결혼을 위한 상견례, 만 6세 미만의 영유아를 동반한 모임은 최대 8인까지 가능하게 한 것이다. 비수도권 유흥시설의 운영시간 제한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시점은 요원해졌다. 앞서 대통령이 “3월부터 새로운 거리두기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유행이 좀 더 안정화되길 기다리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전문가 사이에선 애매한 정책을 내놓고 상황 호전을 바라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보다 단계별 기준이 완화된) 새 거리두기 체계를 적용한 것도 아니면서 확진자 수에 맞춰 단계를 조정하지도 않고 있다”며 “원칙과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지금보다 강화된 조치를 내놓으면 사회적 수용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체계 개편은 방역을 완화하는 방향이니 지금 하기 어렵고, 조치 강도를 다시 올리자니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며 “유행이 다시 눈에 띄게 커져 조절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가지 않으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백신 1차 접종자는 전일 대비 3487명 늘어 누적 58만7884명이 됐다. 접종 후 이상반응 의심 신고 사례는 전날보다 198건 늘어난 8520건으로 집계됐다. 전날에는 접종 후 발열 증상을 보인 50대 남성 A씨의 사망 사실이 보고됐다. 기저질환을 앓던 요양병원 입원환자로 지난 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