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값 10만원이면 100만원 가격대의 강대상을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교회마다 스타일, 미적 감각, 신학 등이 다르기에 기존 공산품이 채워줄 수 없는, 내 교회 특성에 맞는 용품을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크라이스트리 목공학교장 모세형 목사는 지난 11일 경기도 양주 권율로 에버그린관광호텔에서 열린 ‘2021 작은교회를 위한 목회자 목공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주관한 한국교회세움운동협의회(한세협·대표회장 김학필 목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작은 교회를 섬기고자 목공 실습 재료비인 1300만원을 후원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모 목사는 참석자들에게 목공 제작의 기본 개념과 기계 작동법, 목공의 필요성 등을 설명한 뒤 기도 의자 제작을 위한 실습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장비 힘에 맡겨야지 여러분의 힘으로 목재를 자르려고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수강생인 목회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는 목회 현장에 필요한 십자가 모형과 기도 의자 제작 코스 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를 선택해 이론 강의를 듣고 목공 실습에 들어갔다. 드릴과 망치질 소리로 시끄러워진 강연장은 톱밥으로 가득 메워졌다.
참석자들은 까슬까슬한 목재 단면을 직접 사포질하며 만든 목공품이 목회 현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도 의자를 제작한 최숙영 고양 토당교회 목사는 “매일 저녁 3시간 반 가량 기도하는데 제가 만든 기도 의자로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십자가 모형을 제작한 최규형 안산 선교베들레헴교회 목사는 “뿌듯하고 기쁘다. 전도 용품으로 잘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숙 의정부 만나교회 목사도 “목공이 남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목공품을 만들어 너무 기쁘다”며 “제가 67세인데 나이가 문제가 아니고, 할 수 있다는 의지만 있다면 목공도 어렵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승인 안디옥교회 목사는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연에 앞선 개회예배에서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는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우리도 일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지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 목수 일을 하셨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예수님의 사역을 보면 목공과 목양이 연결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이 요한복음 5장 17절에 ‘내 아버지께서 지금까지 항상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하셨다. 여기서 일은 생명 살리기를 의미한다”며 “영생이란 신체적 생명을 지닌 일생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 목사는 “목회자들은 예수님의 일을 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며 영혼·정신·육체 모두를 아우른 목회에 더욱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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