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 시장의 경쟁 열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이달 초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을 내놓은 농심이 지난해 출시한 ‘칼빔면’을 단종하고 배홍동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출시했던 칼빔면은 생산이 중단됐다. 농심은 비빔면 제품을 배홍동과 ‘찰비빔면’ 두 가지만 판매하기로 했다. 칼국수 모양의 두꺼운 면발과 김치 비빔소스를 더해 기존의 비빔면과 차별점을 두면서 출시 초기 5000세트가 6시간 만에 완판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비빔면 시장은 ‘팔도비빔면’이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고, 그 뒤를 오뚜기 ‘진비빔면’이 이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진비빔면은 출시 첫해에 5000만개 이상을 판매하며 비빔면 시장에 안착했다. 사실상 오뚜기와 팔도로 양분된 비빔면 시장에 농심이 배홍동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배홍동은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시켜 만든 비빔장을 특징으로 한다. 칼빔면에서 호불호가 갈렸던 두꺼운 면발 대신 일반적인 비빔면 면발로 하면서 더 쫄깃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중에게 인기 있는 방송인 유재석을 배홍동의 모델로 발탁해 경쟁에 나섰다. 농심 관계자는 “칼빔면을 단종하는 대신 신제품 배홍동에 힘을 주면서 비빔면 시장 점유율을 높여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2014년 672억원 수준에서 2018년 1318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내식 트렌드가 이어지며 1400억원 규모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비빔면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모델로 배우 정우성을 발탁하며 비빔면 시장 1위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나섰다. 정우성이 라면 광고를 맡은 건 팔도비빔면이 처음이다. 팔도 관계자는 “누구나 아는 맛인 35년 전통 액상소스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해 원조 비빔라면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2위에 안착한 오뚜기 진비빔면은 올해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모델을 맡는다. 진비빔면은 새콤하고 시원한 맛의 타마린드 양념과 기존 제품 대비 20% 늘어난 중량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올해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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