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나흘 연속 하락하며 2900선까지 위협받았다. 코스닥은 3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장 초반 급락한 두 지수는 중국발 훈풍에 반등하며 낙폭을 줄여 나갔지만 각각 중요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3000선과 9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99포인트(0.67%) 하락한 2976.12로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이틀 연속 3000선을 밑돌기는 올 들어 3000선을 돌파한 1월 7일(3031.68) 이후 처음이다. 지난 3개월간 지수가 3000 아래에서 마감한 날은 1월 29일(2976.21), 2월 24일(2994.98)뿐이다. 각각 다음날 반발 매수세와 함께 2.70%, 3.50% 급반등하며 3000선을 회복했던 것과 비교하면 뒷심을 잃은 모습이다.
이날 2989.96으로 시작한 코스피는 잠깐 3000.49를 찍고는 2929.36까지 급락했다.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밀리기는 지난 1월 26~29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처음이다. 1월 25일 최고 종가(3208.99)를 기록한 지수는 나흘 새 232.78포인트(7.25%) 빠지며 2976.21까지 하락했다. 지난 3일(3082.99)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 낙폭은 106.87포인트(3.47%)다. 1월 말 4거래일 낙폭의 절반 수준이지만 지난달 17일부터 꾸준히 하락 중인 탓에 투자자들이 지쳐가는 모습이다.

코스닥은 8.41(0.93%) 포인트 내린 896.36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12월 1일(891.29)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800대로 돌아가기는 지난해 12월 3일(907.61) 900대에 안착한 지 3개월여 만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약세 마감 이유에 대해 “금리 상승 압력이 잔존한 가운데 미 상무장관의 ‘강달러’ 발언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외국인 순매도가 쏟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나 러만도 미 상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강달러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달러화 강세를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2를 넘기며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9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44원을 웃돌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다.
장 후반에는 중국 국부펀드가 증시 하락을 막기 위해 주식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코스피 코스닥도 반등 속도를 높였다. 위안화 약세와 원·달러 환율 급등세도 일부 진정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대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오는 10일 미 국채 10년물 입찰, 11일 30년물 입찰과 ‘쿼드러플 위칭데이’(네 마녀의 날·4가지 파생상품 동시만기일) 등을 앞두고 있어 금리, 환율 변동성 확대와 이로 인한 수급 변동성 증폭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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