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년차를 준비하는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두 차례나 오른 마운드를 모두 아쉬운 표정으로 내려왔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실점했다. 김광현은 “제구와 구속에서 모두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김광현은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와 가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⅔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2개를 잡은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쌓았지만 구위가 살아나지 않았다.
김광현은 이날 이례적으로 강판된 뒤 재등판했다. 시범경기여서 가능한 일이다. 김광현은 1회초 메츠 선두타자 케빈 필라에게 3루타를 허용하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필라의 타구는 왼쪽 외야 담장 상단을 때리고 떨어질 만큼 큰 궤적을 그리고 날아갔다.
김광현은 후속타자 요나탄 비야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어진 1사 3루에서 J.D 데이비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후속타자 호세 마르티네스의 볼넷, 루이스 기요르메의 우전 적시타, 토머스 니도의 좌전 적시타로 메츠 타선은 줄줄이 출루하며 득점했다.
1회에만 이미 3실점한 위기에서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김광현에게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앙헬 론돈은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김광현은 1-3으로 뒤처진 2회초 수비 때 다시 등판했다. 메츠 선두타자 프란시스코 알바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자신감 넘치게 출발했지만, 타자 일순으로 다시 만난 필라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때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다시 강판했다. 필라가 후속타자 마르티네스의 타석 때 세인트루이스 좌익수 오스틴 딘의 포구 실책으로 득점하면서 김광현은 1실점을 추가했다.
김광현은 한국의 SK 와이번스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9이닝을 소화하고 1승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보직을 결정하지 못한 탓에 5차례 등판에서 선발은 2차례뿐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팀당 60경기로 축소돼 지난해 7월 말에야 시작된 정규리그에서 개막전을 마무리투수로 등판했지만, 그 이후로 7경기를 선발 등판했다. 그렇게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의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완주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김광현의 올해 첫 실전 등판 결과는 미흡하다. 김광현은 경기를 마친 뒤 “1회 투구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2회에 다시 등판할 때 밸런스를 잡고 싶었는데 잘되지 않았다”며 “올해에는 실내에서 훈련한 시간이 많았다. 러닝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훈련했다.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이어 “마음가짐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지난해나 지금이나 시범경기는 정규리그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오늘 제구와 구속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파악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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