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이어 백신을 개발할 의향을 밝혔다. 진단, 치료, 예방 등의 분야에서 기술 주권을 확보해야 코로나19 종식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18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성 여부를 떠나 (코로나19) 백신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안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변이가 계속돼 (해외에서) 백신을 공급받는데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들어가겠다”며 “진단, 치료제, 백신 등 3박자 기술이 자국에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렉키로나 개발 과정에서 백신 개발 준비도 함께 진행됐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항체를 만들 수 있다는 건 항원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약 100분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서 회장은 ‘기술 주권’을 수차례 강조했다. 서 회장은 “수입에 의존하다 보면 6개월~1년 뒤처지게 된다”며 “기술 주권을 갖고 한국 안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90분간 정맥주사 형태로 투약해야 하는 렉키로나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렉키로나의 흡입형도 개발 중”이라며 “현재는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변이 바이러스에 중화 능력이 떨어지는 렉키로나를 보완하기 위한 변이 맞춤형 칵테일 치료제는 6개월 내 선보일 계획이다. 렉키로나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력이 유지되는 반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남아공에서 단독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6개월 이내에 임상 2상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를 제조원가에 국내 공급 중이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렉키로나 가격은 30~40만으로 미국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의 1/5 수준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변이가 계속되는 한 독감 돌듯이 돌 수 있다”며 “치료제, 백신 등이 필수 약물이 될 수 있기에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경영에서 손을 뗐다.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사업에서는 여전히 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될 전망이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건은 일부 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상 상황이 생기면 소방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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