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등 원생 10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보육교사 2명이 구속된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이 정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에 있는 이 어린이집은 최근 정부 평가에서 최고점인 A등급을 받았다.
정부의 어린이집 평가를 담당하는 한국보육진흥원 측은 지난해 11월 17일 해당 어린이집에서 현장 점검을 벌였다.
평가 결과는 최고점인 ‘A등급’이었다. 교사가 영유아를 존중하는가, 교사가 영유아를 차별 없이 대하는가, 영유아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가 등 18개 평가 항목 중 17개가 최고점이었다.
놀랍게도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 의심행위가 계속되고 있던 시기에 현장 점검이 이뤄졌다.
평가가 진행된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사이 경찰이 확인한 보육교사들의 학대 의심행위는 200여 건에 달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당시 정부의 현장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하고 있다.
또 현장 점검을 할 때 방문 예정 시기를 미리 통보하는 데다 평가를 담당하는 인원도 적어 평가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의원은 “평가자들의 현장 방문 기간에도 끊임없이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었다”며 “끔찍한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곳에서 정부가 공인하는 ‘어린이집 평가제’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어린이집의 20, 30대 보육교사 6명은 모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중 30대 여성 A씨와 20대 B씨 등 보육교사 2명은 전날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이 2개월치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100여 차례, B씨는 40여 차례 학대 정황이 포착됐다. 다른 보육교사들의 학대 의심 행위도 50여 건에 달했다.
CCTV 영상에는 보육교사들이 쿠션을 공중에 한 바퀴 돌려 장애 아동에게 휘두르는 모습, 보육교사들이 교실에서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는 사이 원생들이 방치된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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