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주지사 “정확히 대답하지 않아” 잘못 시인
대권후보까지 거론…CNN앵커 동생과 농담도 화제
최대 위기…주지사 사퇴 압박에 검찰 수사 가능성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15일(현지시간) 뉴욕주의 요양시설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속였다는 사실을 시인하며 사과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가 지난해 뉴욕주를 덮쳤을 때 투명한 정보공개와 공격적인 대응으로 찬사를 받았었다. 이 덕분에 민주당 소속의 3선 뉴욕주지사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맞설 대권 후보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첫 법무장관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상한가를 달렸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사망자 수 은폐 논란으로 주지사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올버니에 있는 주정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들과 언론의 전체 사망자 숫자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배운 교훈은 다른 방식으로 사안을 처리했어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뉴욕주의 요양시설에서 1만 50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했으나 지난달까지 뉴욕주는 8500명이 숨진 것으로 축소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끔찍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결코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어 “이 사건으로부터 우리는 교훈을 배워야 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우리는 팬데믹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숫자는 매일 살린 사람들의 숫자”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최측근이 지난주 사과를 했으나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뉴욕주 상원의원인 앤드루 구나르데스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공의 신뢰에 대한 배신”이라며 “벌어진 일들에 대해 완벽한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쿠오모 주지사가 은폐에 관여했다면 사퇴해야 한다고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검찰 수사가 쿠오모 주지사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폐 과정에서 쿠오모 주지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뉴욕주 검찰은 요양시설 수사 중간 보고서에서 뉴욕주 보건부가 사망자 수를 절반가량 축소해 공개했다고 이미 발표한 상태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해 CNN방송의 앵커로 활동하는 친동생 크리스 쿠오모가 진행하는 뉴스에 출연해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형제끼리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연출해 불안감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강제로 입 맞추고 허리 만졌다” 쿠오모 전 보좌관 폭로
▶“나이든 남성과 잔 적 있냐” 쿠오모 또 성희롱 폭로
▶“쿠오모, 당신은 괴물”… 성희롱 파문에 사퇴요구 빗발
▶“처음 본 날 당했다” 자꾸 나오는 쿠오모 피해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