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친모에게 버림받아 방치된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3세 여아의 집 바로 아래층에 아이의 외조부모가 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으나 왕래가 거의 없어 딸의 이사 후에도 외손녀가 위층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북 구미시 한 빌라에서 3세 여아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망한 지 몇 개월이 지난 듯 시신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했고 일부는 미라 상태로 변해 있었다.
시체는 아래층에 살던 아이의 외조부가 발견했다. 그는 계약 만료로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자신들의 딸이자 아이의 친모인 A씨의 집을 방문했다. 당시 집은 난방이 되지 않았고 주위에는 쓰레기 더미가 가득했다. A씨는 이미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한 상태였다.
경찰은 A씨와 부모가 사이가 매우 나빠 왕래는 물론 서로 연락도 뜸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 때문에 A씨 부모는 손녀가 버림받아 숨진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는 미성년자일 때 아이를 낳았고 부부 사이도 원만하지 않았다. 부모와 사이가 안 좋을 이유는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는 경찰에서 아이를 버리고 떠난 이유에 대해 “전남편 아이라 보기 싫었다. 아이의 친부와 오래전 헤어졌고 혼자 아이를 키우기 힘들어 빌라에 남겨두고 떠났다”고 진술했다.
A씨는 아이를 버리고 떠났으면서도 최근까지 지자체가 지급하는 매달 20만원씩의 양육·아동수당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남성과 재혼해 또 다른 아이를 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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