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수시로 때리거나 케이크를 사오라고 시키는 등 ‘갑질’을 한 택배업체 영업소 관리자가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시 유성구 한 택배회사에서 영업소장으로 일하던 A씨(29)는 2019년 3월쯤 자신의 주거지로 직원 B씨를 부른 뒤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알루미늄 봉으로 엉덩이에 피멍이 들 정도로 때렸다.
같은 해 5월에는 “배송물품 적재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빌미로 차량 화물칸에서 권투 글러브를 낀 채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19년 3~8월 사이 10여 차례 다양한 장소에서 A씨의 구타와 폭행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때로는 가족 생일 케이크를 사 오라거나 화물칸에서 바닥에 머리를 박고 영상통화를 하라고 시키기도 했다.
B씨는 수사기관에서 “화물차 대출금 변제를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처지여서 (A씨에게) 피해를 보면서도 한동안 참을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상해·상해·강요·폭행·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재판에서 “종이를 말아서 얼굴을 몇 번 친 적 있다”거나 “(B씨가) 잘못을 반성하는 의미로 스스로 머리를 박았다”는 주장을 하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대전지법 형사1단독 오세용 부장판사는 그러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오 판사는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도 일부 하는 등 객관적으로 볼 때 각 범죄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법정 구속된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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