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 부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 등을 받는 김다운(36)이 파기환송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조휴옥)는 10일 강도살인, 사체유기, 강도음모 등 혐의로 기소된 김다운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환송 전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파기환송 전 법원에서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직접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공범들이 피해자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나 이들이 살해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2명의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손괴하고 창고에 유기했다”며 “아울러 이 범행으로 5억원 이상을 취득하고도 피해자들의 아들을 납치하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김다운은 재판부를 향해 “나는 내가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했을 뿐”이라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
김다운의 혐의 부인은 지난 4일 결심공판에서도 있었다. 당시 검찰은 “김다운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일면식 없는 이씨의 부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고 또 이씨의 동생까지 납치하려는 계획까지 세워 죄가 매우 중하다”며 “종전 구형과 같이 법적 최고형인 사형을 재차 구형한다”고 했었다.
이에 김다운 측 변호인은 “김다운이 혐의를 부인하는 등 일관되게 주장하기 때문에 이를 다시 검토해 달라”며 “자세한 의견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최후변론을 마쳤다. 김다운 역시 “최후진술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 할 말이 많은데 감정적으로 변할 것 같다”고만 밝혔다.
김다운은 지난해 3월 1심에서 이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해 10월 항소심 재판부가 “1심 재판부가 공판 일부 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원심인 수원지법 안양지원 합의부가 김다운에게 추가로 기소된 강도음모 혐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의사 여부를 누락한 실수가 발견돼 그 전 재판이 모두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이후 김다운은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유지했으나 파기환송 재판부는 이를 불허하고 일반 형사재판을 진행했다.
앞서 김다운은 지난해 2월 25일 오후 4시6분쯤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현금 5억원과 고급 외제차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인터넷을 통해 고용한 박모씨 등 중국 동포 3명과 함께 범행한 뒤 이씨 아버지 시신을 냉장고에 넣어 경기도 평택의 한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또 이씨 동생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도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