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K드라마의 해였다. ‘킹덤’을 시작으로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클라쓰’ ‘스위트홈’ ‘보건교사 안은영’ 등이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상위권에 줄줄이 안착했다. ‘멜로가 체질’(2019) ‘나의 아저씨’(2018) 등 웰메이드 작품들이 재조명돼 역주행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올해도 전 세계 한류팬이 주목할 드라마가 몰려온다. 범죄극과 복수극, 가족극 등 스테디셀러가 포진한 가운데 퓨전 사극 등 독특한 장르물들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최고의 제작진, 흥행 보증 수표 배우들, 막대한 제작비가 한 데 모인 텐트폴 드라마가 올해도 K드라마를 이끈다. 20일 첫 방송되는 tvN ‘빈센조’는 200억원이 투자된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왕이 된 남자’ ‘돈꽃’을 만든 김희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열혈사제’ ‘김과장’ ‘굿닥터’ ‘신의 퀴즈’의 주역 박재범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송중기, 전여빈, 옥택연, 유재명, 김여진 등 톱배우가 총출동한다.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변호사와 함께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다.
제작비 400억원을 들인 드라마 ‘수리남’은 넷플릭스에서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범죄와의 전쟁’ ‘군도’ ‘허삼관’ 등을 함께 한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의 다섯번째 만남으로 벌써 기대가 높다. 남미 국가 수리남에서 마약왕이 된 한국인의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공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tvN ‘지리산’은 300억 규모의 올해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시그널’ ‘킹덤’의 김은희 작가와 ‘도깨비’ ‘스위트홈’을 만든 이응복 감독의 신작이다. 광활한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물로, 산속을 누비며 조난자를 구하는 국립공원 레인저의 이야기다. 전지현, 주지훈, 성동일, 오정세 등이 출연한다.
올해 상반기 방송이 예정된 JTBC ‘설강화’(가제)는 ‘SKY 캐슬’ 신드롬의 주인공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이 만든다. 이 드라마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와 감시 속에서도 그를 치료해 준 은영초(지수)의 사랑이야기다.
올해는 시대극 설정에 현대적 요소를 버무린 퓨전 사극 여러 편도 브라운관을 찾는다. 포문을 여는 작품은 15일 처음 방송되는 KBS 2TV ‘달이 뜨는 강’이다. 고구려 설화 속 평강과 온달의 사랑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태왕사신기’ ‘비천무’ ‘사임당-빛의 일기’ 등 다수 사극을 연출한 윤상호 감독이 연출했다. 평강과 온달 역에는 김소현과 지수가 캐스팅됐다.
김유정 안효섭 공명 곽시양 등 청춘스타들이 출연하는 SBS ‘홍천기’는 발랄한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조선시대 유일한 여화공 홍천기와 시력을 잃은 채로 하늘의 별자리를 읽는 감상감 하람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성균관 스캔들’ ‘해를 품은 달’을 쓴 정은궐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MBC도 로맨스 사극 ‘옷소매 붉은 꽃동’을 선보인다. 궁녀 출신으로 시작해 내명부 최고 품계에 오른 문효세자 생모 의빈 성씨 덕임의 이야기다.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벌어지는 일을 재기발랄하게 풀어낸 정일우 권유리 주연의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MBN에 편성됐다.
좀비 등 이채로운 설정과 버무린 시대극도 있다. 최고 기대작은 단연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이다. 전 세계에도 K좀비 열풍을 불러온 ‘킹덤’의 외전으로 생사초의 비밀을 찾아 북방으로 향한 이창(주지훈) 일행이 마주쳤던 의문의 인물 아신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아신 역에 전지현이 출연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뜨거운 작품이다. 이밖에도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 SBS ‘조선구마사’와 구미호 소재 동명 웹툰을 다듬은 tvN 로맨스물 ‘간 떨어지는 동거’도 안방 관객을 만난다.
액션은 브라운관 대표 스테디셀러 장르 가운데 하나다. MBC는 하반기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극 ‘검은태양’을 선보인다. 실종됐던 국정원 요원 한지혁이 내부 배신자를 찾고자 조직으로 복귀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박진감 있게 그린 12부작 드라마로 남궁민이 주연으로 나선다. 다음 달 3일 처음 방송되는 이승기 이희준 주연의 tvN ‘마우스’도 시선을 끈다. 바른 청년 순경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은 무법 형사가 최고의 사이코패스를 마주하며 운명이 뒤바뀌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그린다.
강경루 박민지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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