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10%에 그쳐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남아공은 이같은 결과에 따라 백신 접종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이는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실시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나온 결과다. 다만 이번 시험 결과 코로나19 중증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도 연령과 무관하게 대체로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8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시험을 이끈 샤비르 마디 비트바테르스란트대 교수는 BBC 라디오에서 “시험 결과 남아공 변이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효과는 10%로 추산된다”면서 규모를 키워 시험을 다시 해도 40~50%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옥스퍼드대와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실시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나온 결과다.
그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이 적은 비교적 젊은 연령집단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공 변이로 인한) 경증과 중등증 감염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비트바테르스란트대 시험에서 백신을 맞은 748명 가운데 19명이 남아공 변이에 감염됐다. 위약을 투여한 714명 중엔 20명이 변이에 감염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번 시험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중증도와 무관하게 예방효과가 60% 이상 되는지 알아보고자 기획됐다.
전체 참가자가 2026명으로 상대적으로 적고 참가자들이 중위연령이 31세일 정도로 젊고 건강한 이들로만 구성됐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다만 마디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중증 예방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존슨앤드존슨(J&J) 백신과 비슷한 기술을 사용했다”면서 “J&J 백신이 중증 위험도가 제일 높은 축에 드는 여러 연령집단에서 잘 작동하는 만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도 다소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공 변이로 인한 경증과 중등증을 막지 못한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알려지면서 남아공은 전날 접종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이 이날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남아공발 변이는 물론 영국발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20명의 혈장을 추출해 혈장 속 항체가 자신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했다. 인공 변이는 남아공·영국발 변이에서 나타난 스파이크 단백질 변화를 반영했다.
결과적으로 화이자 백신으로 형성된 항체는 연구진이 만든 변이에 대해 평균적으로 81%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변이가 화이자 백신의 예방효과를 급격히 낮추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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