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중 출시된다. 해외 개발 백신에 비해 더딘 속도로 개발됐지만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을 갖춘 백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백신 접종 개시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백신의 변이 바이러스 대응 능력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변이 바이러스 등장 이전에 개발을 마친 백신의 경우 관련 예방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백신 개발 속도전에서 뒤쳐졌다는 평을 받던 국내 제약사들은 변이 바이러스를 고려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변이를 거듭하는 계절적 질병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산 백신 개발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국내 제약사 중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은 내년 중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를 목표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개발 초기 단계인 국내 기업들은 내년 출시 예정인 백신의 목표를 변이 바이러스 대응 능력 확보로 설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 항원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NBP2001과 GBP510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이 바이러스 발생 이후 후보물질을 교체하지 않았다.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타겟으로 하는 백신을 완성해 플랫폼을 확보하면 변이 바이러스 대응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독감의 경우 매해 변이가 이루어지지만 매번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지 않는다. 기존의 독감 백신 플랫폼에 변이 바이러스를 적용해 대응한다. 독감 백신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용 백신을 개발하기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 소요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인 NBP2001은 지난해 11월 5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 돌입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후보물질 GBP510도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GBP510은 GSK의 면역증강제와 병용 투여해 백신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면역증강제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보조제다. 백신과 혼합해 투여하면 백신 항원 물질의 체내 이동이 원활해지고 항원 자극 시간이 길어진다.
제넥신은 변이 바이러스를 타겟 물질에 포함한 DNA 백신 GX-19N을 개발 중이다. 바이러스 변이에도 변하지 않는 DNA 특징을 확보해 이를 활용하는 DNA 백신으로 발전시켰다. 제넥신 관계자는 “현재 발견된 변이 외에 추가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대응 가능한 백신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GX-19N은 다음달 임상 1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임상 2a상도 다음달 중 개시해 6월 중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다만 국내는 감염률이 높지 않아 해외 임상 3상 진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DNA 백신 후보물질 GLS-5310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GLS-5310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항원 성분을 추가해 개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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