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배달원을 숨지게 한 뺑소니 차량의 운전자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한 A씨(32)에게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8시20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K5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 운전자 B씨(27)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고 당시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던 중 맞은편에서 직진하는 오토바이와 충돌하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용 오토바이를 몰던 B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발생 이튿날 긴급 체포된 A씨는 경찰에서 “사고를 내고 두려운 마음에 현장을 벗어났다”고 진술했다.
과거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 취소 상태였던 그는 동승자 C씨(32)로부터 차 열쇠를 받아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 전 A씨가 머무른 가게 내부 CCTV 영상을 분석해 동승자 C씨와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을 확인했다.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 결과 A씨의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0.03∼0.08% 미만) 수치로 조사됐다. 위드마크 공식은 마신 술의 농도, 음주량,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수사 기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산 결과 토대로 A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며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동승자 C씨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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