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했다. 한국은 세 번째 WTO 사무총장에 도전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시게 됐다.
유 본부장은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 도출을 위해 미국 등과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WTO의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이어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책임 있는 통상강국으로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WTO 개혁·디지털경제·기후변화(환경) 등을 포함한 전 기구적인 이슈의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5일 공식 사퇴 의사를 발표하며 이를 WTO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유 본부장의 7개월간 도전은 마무리됐다.
WTO는 지난해 하반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세 차례의 회원국 협의를 진행했고, 지난해 10월 28일에는 최종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를 발표했다. 당시 WTO는 유 본부장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대신 유 본부장을 지지하면서 추대안은 부결됐다.
WTO는 사무총장을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통해 추대한다. 미국 측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유 본부장의 입지가 더 작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유 본부장의 사퇴에 따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오콘조이웨알라가 추대될 것으로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정상 통화에서 논의된 내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정상 간 논의 사항은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미국 등과 협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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