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보도자료엔 ‘비핵화’, ‘한·일 개선’ 표현 없어
“두 정상, 미안먀 민주주의 복원 필요성에 동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히 조율할 것을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이뤄진 한·미 정상 간의 전화통화와 관련해 모두 네 문장으로 구성된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대화를 갖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의 강화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긴밀히 조율할 것에 대해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그들(두 정상)은 또한 버마(미얀마) 민주주의 즉각적인 복원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두 대통령은 (한·미) 두 나라에 매우 중요한 다양한 범주의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논의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변화와 같은 공동의 도전들에 대한 대처에 협력할 것을 동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한·미 정상이 긴밀한 대북 조율에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선 언급은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이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으나 백악관의 보도자료에선 비핵화라는 단어가 빠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괄적 대북전략이라는 표현도 백악관 보도자료엔 포함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또 한·미 정상이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은 일본을 거론하지 않았다.
백악관이 한·미 미얀마의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힌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과 이에 대한 대응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도 두 정상이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선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보도자료에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사용하는 개념인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 대신 ‘동북아시아’라는 단어를 썼다.
한·미 정상 간의 전화통화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2주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한 이후 북미 지역 이웃 국가인 캐나다·멕시코를 시작으로 전통적인 우방이거나 강대국인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일본 정상과 통화를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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