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재판부는 이 전 후보가 이른바 ‘가짜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사전 취득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 정보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정보인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8일 이 전 후보에 대한 항소장을 법원에 접수했다. 이 전 후보가 취득한 식약처의 검사 결과 정보가 취득 경로와 정보원, 정보 내용 등에 비춰 주식 투자와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정보로 인식됐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다. 검찰 관계자는 “식약처 공식 발표와 일치한 정보인 점에서도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에 해당한다”고 했다.
검찰은 이 전 후보가 ‘가짜 백수오’ 파동이 터진 2015년 4월 29일 건강기능 식품 제조업체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식약처의 검사 결과 발표 계획을 듣고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매각해 8100만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했다고 봤다. 내츄럴엔도텍은 이 전 후보자가 속한 법무법인 원의 사건 의뢰인이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해당 정보가 정확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명확하게 영향을 미칠 만큼 구체적이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에서의 쟁점은 이 전 후보자가 취득한 식약처 정보가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중요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중요정보라고 판단한 결정적 근거는 김모 내츄럴엔도텍 대표의 진술이었다.
김 대표는 검찰에서 “식약처의 검사 결과 발표 전날, 직원을 통해 식약처 공무원으로부터 부정적인 결과를 듣고 (이 전 후보가 속한) 법무법인 원의 윤모 변호사 등에게 이를 알려줬다”고 진술했었다. 이 직원은 법정에서 식약처 공무원을 만나 “‘내일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식약처 검사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였다”고 진술했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부정적 결과를 암시한 업체 대표의 말이 중요정보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중요정보냐”고 반문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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