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후궁’에 비유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너나없이 조 의원을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조 의원은 아직 ‘촌철살인’과 ‘명예살인’을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지 못한 듯싶다”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우리 당 고민정 의원에게 ‘왕자 낳은 후궁’ 운운했다”며 “툭하면 쏟아지는 국민의힘발 망언들을 보면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보수혁신의 실패 결과가 막말 파동의 근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사과하라”며 조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동시대를 산다면, 결코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라며 “후궁 운운하면서 함께 말한 ‘천박하기 짝이 없다. 바닥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말은 동료 의원에게 할 게 아니라 본인에게 어울리는 단어인 듯싶다”고 했다.
윤 의원은 “심지어 성 감수성마저 의심스러운 저급한 성차별적 언사를 공개적으로 내뱉는 용기가 기가 차다. 남성 의원을 비판하면서도 그런 비유를 썼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선거가 아무리 전쟁 같다 해도 사람됨까지 놓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며 “조 의원은 당장 사과하시고, 국민의힘은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허영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같은 여성 국회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비유하며 역대급 성희롱성 막말을 했다. 도를 넘는 극언이자 희대에 남을 망언”이라며 비판했다.
허 대변인은 “같은 여성의 입에서 인격을 모독하고 듣기에도 처참한 성희롱성 막말을 하는 것에 다시 한번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2006년 2월 당시 조수진 기자는 ‘국회엔 정치인들이 생산해 낸 배설물로 가득했다’는 기사를 쓴 적 있다”며 “지금 조 의원은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인가”라고 반문했다.
허 대변인은 “조 의원은 해당 의원과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고 윤리위 제소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정춘생 공보국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여성 국회의원을 후궁에 비유하다니, 명백한 성희롱이자 희대의 망언이다. 최악의 여성비하, 역대급 막말”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자격 없다.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동근 의원 역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참 가지가지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도 “역대 어느 국회의원도 이 정도 막말을 하지는 않았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은커녕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아주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사람이다. 당장 사퇴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조수진씨에 대해서 강한 징계를 하기 바란다”고 가세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고 의원이 작년 4월 총선 당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고민정 당선시켜주면 전 국민에게 100만원씩 준다’고 하는 등 정권 차원의 대대적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조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고 의원이 지난 4·15 총선 상대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서울)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비난한 것을 비판하면서 나온 것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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