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24일 저녁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는 내용의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불참한 것으로 전해져 갈등설이 불거졌다. 기재부는 “몸살감기가 심해 부득이하게 불참한 것”이라며 갈등설을 부인했다.
24일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당 차원에서 손실보상법 추진 방향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당정은 2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법,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등 이른바 ‘상생 연대 3법’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몸살감기를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는 매주 일요일 저녁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의 참석 멤버다. 당에서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정책위의장, 정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 부총리, 청와대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최재성 정무수석 등이 참석한다.
부총리의 회의 불참을 두고 최근 손실보상제 등을 놓고 기획재정부가 여권으로부터 잇달아 질타를 받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는 나라 곳간지기라고 저항해온 홍 부총리가 항의 차원에서 회의에 불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 총리는 기획재정부가 손실보상제 입법화에 난색을 드러내자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격노했다. 정 총리는 또 “개혁 과정엔 항상 반대 세력, 저항 세력이 있지만 결국 사필귀정”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정 총리님의 말씀대로 대한민국은 기재부의 나라가 아니며 국가의 권력과 예산은 국민의 것”이라고 호응했다.
홍 부총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재정 부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재정이 국가적 위기 시 최후의 보루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 상황, 재원 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공격을 받자 이낙연 대표는 지난 2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해 “기획재정부 곳간 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당·정 간에 얘기하면 될 일이지, 언론 앞에서 비판하고 다니는 것이 온당한가”라고 반문한 이 대표는 “당·정 간 대화를 서둘러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기재부를) 구박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기재부 측은 이날 홍 부총리의 불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갈등설을 부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는 목소리가 잔뜩 가라앉아 있을 만큼 몸살감기가 심하다”면서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대한 갈등으로 회의에 불참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직후 정 총리가 주재하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도 참석했었다”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