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 첨단 미세먼지 측정 장비를 부착한 서울시 이동형 미세먼지 관측소가 이달부터 서울 곳곳을 누빈다. 미세먼지 농도를 초 단위로 분석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1~3월)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서울시 미세먼지 연구소는 도로 위를 달리며 주변의 미세먼지를 실시간 측정하는 ‘모바일 랩(Mobile Lab)’을 본격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모바일 랩은 미세먼지와 함께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물질까지 동시에 측정·분석할 수 있다. 시간·지역별 미세먼지 농도와 구성성분, 생성기여물질을 초·분 단위로 실시간 측정·분석해 오염물질 배출원을 추적한다.
모바일 랩의 주요장비인 AMS(에어로졸 질량 분석기)는 초·분 단위로 미세먼지 화학성분(유기물질, 질산염, 황산염, 암모늄염 등)을 분석한다. 또 다른 장비인 PTR-MS(양자전이반응 질량분석기)는 미세먼지 전구물질로 2차 생성 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을 주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분석한다.
이동하면서 이같은 기능들을 수행하는 측정 시스템은 모바일 랩이 유일하다. 기존에도 대기오염 이동측정차량이 있었지만 미세먼지와 오존, 이산화질소 농도 정도만 측정할 수 있었다.
모바일 랩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강남·서초·성동·영등포구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이 밀집한 9개 자치구를 돌며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다. 1~2월엔 도로를 달리면서 주변 오염물질을 측정하고, 3월에는 병원과 호텔, 난방·발전시설과 건설공사장 등 대형 배출사업장 주변에 찾아간다. 측정 결과는 미세먼지 고농도 지역 집중관리방안 모색, 계절관리제 기간 미세먼지 의무 저감대상시설 평가에 활용된다.
모바일 랩 데이터는 향후 서울 미세먼지 종합 분석에 활용될 예정이다. 해당 데이터는 출·퇴근시간별, 계절별,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별, 주거·상업지역별, 어린이보호구역별, 도로주변별 등 다각도 분석에 유리하다. 기존 고정형 대기오염측정망은 특정 장소의 미세먼지 분석과 지역별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시 미세먼지 연구소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미세먼지 해법을 찾기 위해 서울연구원 등이 꾸린 문제해결형 조직이다. 미세먼지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해 서울 전역의 미세먼지 원인물질과 발생과정을 규명하고 그 결과를 다양한 기관과 공유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내년부턴 모바일 랩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미세먼지 원인규명에 나선다. 주 배출원 규명 및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기여 인자를 파악하고, 미세먼지 발생 기여도가 높은 배출원의 저감 가능성을 집중 연구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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