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광화문 집회 참석 후 코로나19에 확진돼 거센 비난을 받았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9일 한 교회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설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 목사는 이날 전북 전주의 모 교회에서 ‘전라북도여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과 설교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목사 외에도 주최 측과 교회 관계자 등 20~30명이 자리했다.
주최 측은 외부인 접근을 막기 위해 예배당 문을 걸어 잠그고 행사를 진행했다.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러 방문한 경찰, 전주시 공무원, 취재진의 진입은 막혔다. 취재진이 “기자 없는 기자회견이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으나 관계자는 “예배당 안에 서울에서 온 기독교 언론사 기자 1명이 있다”고 둘러댔다.


문틈으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전 목사는 마스크를 손목에 걸친 채 설교하고 있었다. 20~30명의 참석자들은 전 목사 앞 자리에 일정 간격을 두고 앉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 목사의 설교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그는 “전라도 모든 개발을 좌파 정부가 했는가. 전라도 사람들 정신 차려야 한다”며 “새만금을 비롯해 섬 다리(놓는 건설을) 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일 때 했다”고 말했다.
전주에 온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전라도가 돌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강원도도 돌아왔는데 대한민국 건국의 주체인 전라도가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얼른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행사는 1시간을 넘겨 마무리됐다. 전 목사는 20일 대전에서도 설교할 계획이다.
교회 인근 주민들은 전 목사의 설교 소식에 우려를 드러냈다. 주민 A씨(65)는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목사 한 명이 이렇게 사람들을 끌고 전국을 다녀도 되느냐”며 “설교하면서 마스크는 잘 쓰고, 거리두기는 지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광복절 집회 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코로나19를 퍼뜨린 장본인이 왜 전주에까지 와서 설교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목사는 지난해 8월 17일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했다가 약 보름 만에 퇴원했다. 당시 전 목사는 자가격리통지서를 받고도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는 의혹과 함께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집단감염 사태로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자가격리를 위반하고 조사 명단을 은폐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전 목사를 고발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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