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52) 감독이 올해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한국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칸·베니스·베를린)에서 심사위원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베니스 영화제는 15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봉 감독이 영화제 심사위원장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베니스 영화제는 오랜 역사를 이어온 영화제다. 아름다운 영화적 전통을 함께 이어갈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심사위원장으로서, 또 영원한 영화팬으로서 베니스 영화제가 선정한 훌륭한 영화들에 존경과 박수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영화제 예술감독은 “봉 감독은 지금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진실하고 독창적 목소리를 내는 위대한 한국인 감독이다. 호기심 어린 영화광으로서 그가 자신의 열정을 우리 영화제에 쏟기로 한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한 것은 베니스 영화제가 전 세계 모든 영화를 수용하고 모든 나라의 영화감독들이 베니스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1932년 시작돼 칸·베를린과 세계 3대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베니스 영화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화제다. 한국과도 꾸준히 인연을 맺어왔다. 1987년 배우 강수연이 ‘씨받이’(감독 임권택)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02년에는 이창동 감독과 문소리가 ‘오아시스’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각각 수상했다. 고 김기덕 감독은 2004년 ‘빈집’으로 감독상을,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문소리가 2006년과 2016년 심사위원을 맡은 적도 있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는 9월 1~11일 베니스 리도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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