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에서 사라진 145억원 중 80억원이 해당 카지노의 또 다른 VIP고객 금고에서 발견됐다. 사라진 자금 관리 임원의 제주 거주지에서도 수십억원이 확인됐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통해 사라진 여성의 행방을 쫓는 한편 공범 여부와 범행 방법, 자금 출처, 카지노 측이 분실했다고 밝힌 돈의 규모가 145억 원이 맞는 지 등 사건 전반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 랜딩카지노에서 당초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145억원6000만원 중 일부로 추정되는 81억5000만원이 랜딩카지노 VIP 금고에 보관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81억이 발견된 금고는 앞서 카지노 측이 145억원이 분실됐다고 밝힌 금고와 같은 보관소에 소재했다. 이 곳은 VIP 고객 전용으로 보안이 엄격해 회사 열쇠와 고객 열쇠를 동시에 넣어야 문이 개폐된다.
두 금고는 같은 보관소 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145억원이 분실된 금고는 사라진 여성이, 81억원이 발견된 금고는 다른 제3의 인물 소유다. 경찰은 해당 금고의 주인과 사라진 여인 간 공모 여부를 수사 중이다.
사라진 말레이시아 국적의 자금 담당 임원(여·55)의 제주 거주지에서도 24억원 가량의 현금 다발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발견 장소를 밝히지 않았으나, 카지노 업계 관계자들은 자금 관리 임원이 쓰던 숙소라고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18년 3월 제주신화월드 개장 당시 홍콩 본사에서 임원급 인사로 파견해 카지노에서 근무해왔다. 도난 금고에 접근할 수 있는 극소수 인물 중 하나다. 한국말을 잘 하지 못 해 평소 일반 직원과 접촉이 적었고, 지난 연말 휴가 차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경찰과 해당 업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극히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40억원을 사라진 여성이 가지고 간 것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 공범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 당초 카지노 측이 밝힌 145억 원이 실제 분실액이 맞는 지와 자금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등 접수된 소장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수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랜딩 카지노를 운영하는 제주 현지 법인인 람정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앞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라진 145억6000만원은 본사인 홍콩 란딩인터내셔널이 람정엔터테인먼트에 맡겨놓은 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신화월드 내 카지노나 리조트 운영과 관련된 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현금 도난 사고가 제주신화월드의 운영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어떤 연유로 본사의 거금이 카지노에 보관 중이었는 지 등 세간의 궁금증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한편 람정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일 카지노에 보관 중이던 현금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날인 5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