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이 근무복이 없어 환자복을 입은 채 일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2일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에도 몇 번씩 레벨D 방호복을 입고 벗으며 코로나19 환자 곁에서 사투를 벌이는 (길병원) 의료진은 근무복이 없어 환자복을 입고 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일회용 수건도 부족해 침대 시트와 베갯잇으로 몸을 닦는다”며 “길병원의 현실은 열악하고 처참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음압병실뿐 아니라 환자 검체를 이송하는 등 병실 밖에서도 많은 일을 한다”며 “만일 환자복을 입은 직원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다면 환자와 의료진의 구분이 어려워져 병원 방역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는 길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자가격리를 한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나 휴업수당을 주지 않고 연차나 무급휴가를 쓰라고 강제했다고도 지적했다.
노조는 근무복은 물론이고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져야 한다며 병원 측의 성실한 임금·단체협상을 요구했다.
길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담 병원에서는 방호복을 입고 벗을 때 안에 착용하는 근무복도 갈아입어야 한다”며 “근무복 수요가 갑자기 늘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예산을 마련해 부족한 근무복을 구매했고 조만간 지급할 예정”이라며 “임금·단체협상도 병원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노조에 제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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