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기온이 영하 18도로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던 8일 길을 잃은 어린이가 편의점을 통해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11일 CU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6시쯤 충청북도 청주시에 있는 한 점포에 A군(6)이 들어왔다. 영하 18도의 날씨였지만 A군은 외투 하나 걸치지 않은 차림이었다.
근무 중이던 직원 윤모(59)씨는 난로가 있는 계산대 안으로 아이를 들였고 본인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덮어줬다.
윤씨는 아이가 집 주소와 부모 연락처를 기억하지 못하자 경찰에 신고했고 애타게 아이를 찾던 부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A군을 찾을 수 있었다.
A군은 윤씨에게 “일어나 보니 집에 부모님이 없어 찾아 나왔다”며 “너무 춥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편의점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A군은 아버지가 일찍 출근한 상태에서 어머니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잠에서 깼다가 부모가 없자 찾으러 나섰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연초부터 가슴 아픈 아이의 이야기가 계속돼 한 명의 어른으로서 마음이 무거웠던 중에 이번 일을 통해 어른들의 작은 관심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동네 모든 아이와 시선을 맞추며 부모의 맘으로 주변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길을 잃은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찰이나 가족에게 인계하는 실종 예방 신고시스템 ‘아이씨유’를 운영,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에서 한파 속 내복 차림으로 발견됐던 만 3세 B양 역시 편의점을 통해 경찰에 인계됐다.
오후 6시쯤 내복 차림으로 집 밖을 서성이던 B양은 지나가던 시민에게 발견됐다. 이 시민은 아이를 데리고 인근 CU 점포를 찾았고 B양은 이곳에서 몸을 녹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만났다.
CU는 “이 시스템을 통해 지난 3년간 80여명의 아이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면서 “편의점이 안전한 보호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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