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에 대한 학대 신고를 3차례나 접수하고도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하여 소아청소년과 의사단체가 경찰청장을 살인방조죄로 고발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사회)는 전날인 7일 서울남부지검에 김창룡 경찰청장을 살인방조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의사회는 고발장에서 “김 청장은 피해 여아가 양부모에 의해 살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를 면밀히 수사, 사상을 방지해야 할 총책임자로서 사실상 살인행위를 방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5월과 6월, 9월 세 차례에 걸쳐 의심 신고를 받고도 정식 수사로 전환하지 않고 내사 종결하거나 양부모와의 분리조치 없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해 결국 아동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김 청장이 적극적으로 수사 지휘를 진행하거나 최소한 양부모와 분리하도록 경찰을 지휘했다면 피해 아동의 사망이라는 최악의 상태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과실에 해당하는 직무유기와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해 정인이와 관련된 학대 의심 신고를 3차례나 받고도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김 청장은 6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양천경찰서 서장과 담당 여성청소년과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한편 이 단체는 지난 5일 서울남부지검에 “정인이 양부모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오는 13일 입양모 장모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 남편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열 예정이다.
황금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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