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남양주시의 감사로 인한 갈등이 쌍방 고발로 이어지며 법정 다툼으로 번지게 됐다.
경기도는 적법한 감사를 거부했다며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남양주시 관계공무원 A씨를 각각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30일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28일 남양주시는 경기도가 보복성 감사를 진행했다며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 감사관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김희수 경기도 감사관은 30일 고발 취지에 대한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탄압’ 운운하는 것은 적법한 감사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것일 뿐 지방자치단체의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반헌법질서 행위이자 국기문란행위다”라며 “상급기관인 경기도의 법에 따른 정당한 감사를 불법으로 방해한 남양주시장과 관계공무원 등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 위법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조광한 시장이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며 조광한 시장이 주장한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올해만 11차례에 걸쳐 경기도 감사를 받았다며 과도한 감사라는 주장에 대해 도는 6회는 특정 현안과 관련된 수 십 곳의 시군을 동시에 조사한 것으로, 지극히 통상적인 공동감사였고 남양주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남양주시만 별도로 실시한 감사는 5번으로 모두 시민과 공무원의 신고 또는 언론제보 등에 따른 부패사실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감사가 지방자치법 제171조를 위반하고, 감사대상과 범위를 한정하지 않은 포괄적인 감사는 위법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2006헌라6)에도 맞지 않다는 남양주시 주장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감사로, 조광한 시장의 주장이 논리모순의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위법한 것이 확실해야 위법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법 제171조 규정 해석은 논리에 맞지 않고, 2006헌라6에서도 감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경우’ 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감사가 포괄적 감사라는 주장에 대해서 도는 11월 16일부터 12월 4일까지 남양주시의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의혹 ▲남양주시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선정 불공정성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사항 ▲공유재산 매입 특혜 의혹 ▲건축허가(변경) 적정성 ▲기타 언론보도, 현장제보 사항 등을 감사하겠다고 기간과 범위를 한정했다고 밝혔다.
감사계획을 사전에 통보해야 하며, 사전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전에 통보해야 할 의무가 없는데도 시의 입장을 존중해 사전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개시 5일 전인 11월 11일에 ‘조사개시’를 공문으로 통보 했고, 11월 17일에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감사일정 등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남양주시 공무원들의 댓글을 사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남양주 댓글 조사는 경기도 익명제보시스템(헬프라인)에 신고된 건으로 구체적인 제보내용에 근거해 조직적인 여론조작 행위를 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실시됐다며 경기도는 남양주시의 사찰 주장을 ‘악의적 왜곡’이라고 규정했다. 댓글 조사와 관련해 경기도 조사관이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감사과정에서 하위직 공무원에게 심각한 인권침해 및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남양주시의 주장도 사실 아닌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외에도 경기도가 상급기관 감사를 거부했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성격의 개념(국회의 국정감사 vs 상급기관의 감사)을 뒤섞어 혼란 야기하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고, 남양주시 감사가 재난기본소득 현금지급에 대한 보복성 감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금을 지급한 다른 지자체는 감사를 안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광한 시장이 적법한 감사를 방해하고 관계공무원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시장의 권한을 남용해 경기도 조사공무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고, 감사 요청자료를 거부한 A공무원은 남양주시장에 동조해 경기도 조사공무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고발조치와 함께 신분상 문책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의수 감사관은 “남양주시에서는 자치사무에 대해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해서는 소명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위법한 행정을 하였을 경우 정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면서 “특별조사 기간 중 위법한 것으로 밝혀진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문책할 예정이며, 조사거부로 진행할 수 없었던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요청을 통해 위법사항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11월 16일부터 12월 4일까지 언론보도, 각종 제보 사항 등을 대상으로 남양주시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했다. 조광한 시장은 감사에 반발하며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전국공무원노조 남양주시지부도 감사를 반대하며 경기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결국 도는 지난 7일 실질적인 조사 진행 어려움과 특별조사 기간의 만료 등의 이유로 감사를 마무리 지었고, 지난 28일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전공노 경기지역본부 남양주시지부장은 경기도가 보복성 감사를 진행했다며 직권남용,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 감사관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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