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신임 장관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과거 구의역 발언 등을 들며 “비판받을 만했다”고 질책했다. 임명장을 주면서 장관을 질책하는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또 청와대가 이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변 장관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변 장관 등 신임 국무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준 뒤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 “청문회에서 따갑게 질책을 받았고 본인도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안전·인권 문제라든지 비정규직 젊은이가 꿈을 잃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비판받을 만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마 장관 스스로 큰 교훈이 되었을 것”이라며 “그 교훈을 제대로 실천하는 길은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설·교통 분야에서 안전사고가 많은데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도록 특별히 역점을 둬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변 장관은 “부덕의 소치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안전 문제를 확실히 챙겨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했다.
변 장관은 지난 2016년 구의역에서 사망한 김모(당시 19세) 군에 대해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 “주택 소유를 위한 공급부터 서민·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은 물론 질 좋은 중산층용 임대주택에 이르기까지 확실하게 공급 대책을 세워 달라”며 “정책 내용을 잘 설명하고 가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변 장관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는 “코로나 상황에서 일자리 문제에서부터 코로나 블루까지 여성이 겪는 고통이 크니 이 부분에 신임 장관이 각별히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선 사회 진출이 활발해야 한다”며 “정 장관이 인사수석 시절 많이 노력했지만, 유리천장을 없애 여성을 고위공직자로 많이 발탁할 수 있도록, 언제든지 후배 인사수석인 김외숙 수석에게 훌륭한 인재들을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지자체나 각 부처가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당면 과제인 코로나 극복은 물론이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우리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데도 역점을 둬 달라”고 당부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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