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문화 시설이 문을 닫은 필리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곤돌라 영화관’이 등장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띄엄띄엄 흩어진 곤돌라를 타고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곤돌라 영화관이 문을 열었다. 필리핀 방역 지침으로 영화관이 문을 닫은 지 9개월 만에 생겨난 이색 영화관으로, 정식 명칭은 ‘플로트 인 시네마’(float-in cinema)이다.
‘플로트 인 시네마’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기 위해 곤돌라 하나에 최대 두 명까지만 탑승할 수 있다. 영화 한 편을 상영하는 데 최대 1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고, 곤돌라 간 간격을 유지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킨다. 입장료는 10$(약 1만 1000원)다.
이용 방법은 자동차 극장과 비슷하다. 자신의 이어폰을 준비해 곤돌라에 탑승한 뒤 관객들만 이용 가능한 라디오 주파수에 맞춰 음향을 설정하면 영화를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플로트 인 시네마’ 운영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업은 관객들의 문화생활과 영화 산업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고안됐다.
실제로 ‘플로트 인 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한 한 관객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곤돌라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었다”며 “재개관한 최초의 영화관이었기 때문에 꼭 타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서 필리핀에서는 수도 마닐라를 중심으로 지난 3월 15일부터 9개월간 가장 강력한 봉쇄 조치인 ‘강화된 사회적 격리’(ECQ)부터 가장 낮은 단계의 제약인 ‘완화된 일반적 사회적 격리’(MGCQ)까지 수위를 달리하며 방역 조처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필리핀의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최근에도 1000명을 웃돌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필리핀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필리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5만1839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8012명에 달한다.
지난 6월부터는 경제 활동을 위해 점진적으로 봉쇄를 해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비필수 사업이 폐쇄된 상태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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