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완성차 5사 중 중견 3사로 분류되는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가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불안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판매 하락과 경영난, 노사 문제 등의 위협 요소들을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초부터 회사 운영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지속되는 노조 리스크 때문에 걱정이 많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오는 17일과 1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단체협상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2차 잠정합의안은 지난 7월 22일 노사의 첫 상견례 이후 26차례 교섭 만에 나왔다.
문제는 노사가 지난달 25일 1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도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점이다. 2차 잠정합의안이 타결되려면 조합원의 찬성표를 50% 이상 얻어내야 한다.
이미 한국GM은 지난 10월 말부터 이어진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등으로 2만5000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겪었다. 노사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내년 초부터 신규 투자 비용 집행, 판매 총력전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올 초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의 투자 중단으로 심화된 경영난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4일 만기였던 600억원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쌍용차는 외국계 금융기관인 JP모건에 빌린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300억원 등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오는 21일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도 앞두고 있다. 산은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만기 연장 여부 등을 지켜본 뒤 별도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산은은 올해 쌍용차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터라 만기 연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 적극적인 비대면 마케팅과 대형 SUV 올 뉴 렉스턴 흥행에 힘입어 내수 판매 확대에 성공했다. 근본적으로는 마힌드라를 대체할 새 투자자를 찾아야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올 상반기 신차 XM3의 인기몰이를 앞세워 판매량을 늘렸다. 그러나 르노 조에와 캡처 등 일부 수입 모델들의 흥행 실패와 수출 및 신차 효과 감소로 하반기 판매량이 눈에 띄게 떨어져 고민이 많다.
또 르노삼성차는 노조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현재 르노삼성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 권리를 확보한 상태이며, 강성으로 분류되는 노조위원장의 연임까지 결정되면서 파업 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의 임단협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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