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과다청구를 막기 위해 경미한 교통사고 피해에 대한 보험금 지급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개발원은 14일 ‘주요국 자동차보험 경미사고 피해자 대응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자동차보험은 사고건수 감소에도 평균보험금 증가로 적정 손해율보다 높은 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통상의 진료기간을 초과하는 진료가 계속될 경우 진단서 증빙 의무화, 의료기관에 대한 지급보증 기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보험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사의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율)은 91.4%로 업계가 적정 수준으로 보는 78.9%를 12.5% 포인트 웃돈다. 경상피해인 상해급수 12~14급에 대한 보험금 지급액(손해액)은 2015년 1조7465억원에서 지난해 2조7864억원으로 59.5% 늘었다. 특히 한방치료 비중이 같은 기간 38.9%에서 66.5%로 커졌다. 경상피해자 1인당 보험금은 2017년 약 135만원에서 지난해 163만원으로 2년 사이 14% 증가했다.
보험개발원은 “주요국은 경미사고의 과도한 보험금 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학적 소견과 공학적 분석을 활용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했다”며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추돌시험 등의 결과를 토대로 시속 11㎞ 이하 속도변화로 일어난 사고는 상해 위험이 없다고 보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다는 게 개발원 설명이다. 스웨덴 보험업계는 추돌당한 차량의 속도변화가 시속 5㎞ 이하인 경우 목상해 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
영국은 편타성손상(외부 충격으로 몸이 움직여 외상 없이 근육 등 몸 안쪽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에 대해 진단서 제출 의무화, 정액 보상, 치료기간별 보험금 한도 설정 등을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는 2012년 경상 피해자에 대한 허위진료가 늘자 경미한 상해에 대해 객관적 자료 없이 피해자 주장만 있을 때는 보상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보험개발원은 “자동차사고 경상피해자에 대해 진료비 보상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 등을 중·장기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 치료비를 보장하고 사후 확정된 과실비율에 따라 구상하는 형태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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