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와인모임’ 사진 논란에 사과를 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 의원의 사과문에 담긴 해명이 석연치 않아서다.
윤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2월 7일 길원옥 할머니의 94번째 생신이었다. 현재 연락이 닿질 않아 만나 뵐 길이 없어 지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위기 상황에서 사려 깊지 못했던 부분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만 식당 이용 시 방역 지침은 철저히 준수했다는 점은 말씀드린다. 식사 전 마스크 착용 지침도 준수했고 식사도 9시 전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은 “당사자 없는 생일 파티”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12월 7일이 길 할머니 생일이 아닌 윤 의원 본인 생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에 나오는 길 할머니 생일 파티 사진과 포털 사이트에 공개된 윤 의원 출생연도가 근거다.
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를 보면 길 할머니 생일은 매년 11월 30일에 챙긴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1월 30일에도 길 할머니의 90번째 생일 축하 사진이 올라왔다. 여기에다 길 할머니 나이도 틀렸다. 윤 의원은 길 할머니 생일이 94번째라고 밝혔지만 1928년생인 길 할머니는 92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의원의 생일 모임 아니냐는 의혹이 더해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인물정보를 보면 윤 의원의 출생일은 1964년 10월 23일이다. 이게 음력이라면 양력으로 변환했을 때 올해 생일은 ‘12월 7일’이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등은 비난을 쏟아냈다. 서 교수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국회의원에게 배우는 생일 파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윤 의원 행동을 비꼬았다.
“우리가 (윤 의원에게) 배워야 할 점은 첫째, 생일파티는 당사자 없어도 가능하다는 점이며, 둘째는 적대관계에 있다 해도 생일 파티는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서 교수는 “문장만 놓고 보면 꼭 길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 같지만 지금도 살아 계시다. 생일 축하가 진심이라면 당연히 길 할머니를 모셔놓고 해야 하건만 윤미향은 그런 거 상관없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에 본인이 빠진 생일 잔치도 있나. 생일 축하 문안 인사라면 모를까, 엉뚱한 사람들이 왜 남의 생일에 모여 와인을 마시나. 사건의 본질은 코로나가 문제가 아니다. 사기죄 때문에 바람잡는 것이다. 법정에 어필하려는 거다”고 꼬집었다.
김 당협위원장은 “길 할머니 연세를 틀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세상에 생일 당사자도 없이 남들만 모여서 축하하는 경우도 있나. 비난을 피해가려고 구차하게 길 할머니 생신 파티였다고 거짓말하는 것은 정말 가증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식당에서 지인 5명과 식사하며 와인을 마시는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사진에서 윤 의원을 포함한 3명은 와인 잔을, 나머지 3명은 물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잔을 들고 건배 자세를 취했다. 참가자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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