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자 조두순(68)이 과거 법무부 심리조사 과정에서 작성한 답변서가 언론에 공개됐다. 여덟살 초등생을 상대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던 그는 뻔뻔하게도 가장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정의 행복을 짓밟는 모든 것들”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은 2009년 조두순에 대한 법무부 조사 자료를 입수했다며 “그는 자신의 가정을 지키는 것에 큰 의미를 둔 사람으로 분석됐다”고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조두순은 가족을 언급하는 문항에 대체로 긍정적인 답변을 썼다. ‘다른 가정과 비교해서 우리 집안은’이라는 질문에 “참 행복한 가정이다”라고 적은 것이 그 예다. 또 ‘결혼 생활에 대한 나의 생각은’ 물음에는 “참 행복감을 느낀다”고, ‘우리 가족이 나에 대해서’에는 “참 좋게 생각을 한다”고 대답했다.
부모님에 관해 묻는 여러 질문에는 “(내 생각에 가끔 아버지는) 나를 있게 하신 분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고생을 많이 하셨다” “(어렸을 때 잘못했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장남으로 태어났으면 어머님에게 효도할 텐데 막내로 태어난 것” “(대개 아버지들이란) 너무 권위적이다” “(대개 어머니들이란) 불쌍한 분들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어머니를 구타했다”는 어린 시절 기억을 꺼내놨다.
또 자신을 성찰하며 미래를 그리는 듯한 부분도 있었다. 조두순은 “(내가 늘 원하기는) 술을 많이 마시지만 언제나 술을 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무슨 일을 해서라도 잊고 싶은 것은) 고거의 전과자라는 사실”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내 마음속의 나를 잘 다스려야 한다” “(내가 믿고 있는 내 능력은) 평범하다” “(내가 보는 나의 앞날은) 평범한 삶을 살 것 같다”고 적었다. 자신의 단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술을 많이 마신다는 점을 꼽았다.
조두순은 성 인식을 알아보려는 물음에도 답했다. 그는 “(남자에 대해서 무엇보다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없다” “(내가 바라는 여인상은) 생기발랄하고 다소곳한 여자” “(남녀가 같이 있는 것을 볼 때) 행복감 있게 보인다” “(내 생각에 남자들이란)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썼다. 완전한 남성상에 대해서는 “내유외강”이라고 밝혔는데 정확한 답변인지 ‘외유내강’을 잘못 쓴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김일성, 김정일, 공산주의자”라고 했고 두려워하는 것은 “뱀이다”라고 덧붙였다.
조두순은 알코올중독 및 행동통제력 부족으로 범죄유발 가능성이 상당히 크며, 재범 위험성 결과도 총점 17점으로 ‘높음’ 수준으로 분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간통념척도 검사 결과에서는 성폭행에 대한 왜곡된 신념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일부러 방어적으로 검사에 임하면서 평가 점수를 낮게 하려는 치밀함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에서 당시 8세에 불과하던 어린 초등학생을 납치·성폭행하고 다치게 한 혐의로 이듬해 9월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형기를 모두 마친 그는 12일 오전 6시45분쯤 출소했고 안산에 있는 주거지로 향했다. 그는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신상정보는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공개된다. 출소와 동시에 1대1 관리·감독을 받게 됐으며 관할 경찰서 대응팀의 24시간 밀착 감독도 받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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